야담, 야설, 고전 285

아 ! 이게 바로 진퇴 양난!!!

아 ! 이게 바로 진퇴 양난!!! 옛날 어느 마을에 힘 좋고 멋들어진 머슴 총각이 있었다. 이웃 마을에 마침 반반하게 생긴 젊은 과부가 살고 있어, 이 머슴 밤낮으로 어떻게 한번 해 볼까 궁리만 했다. 어느날 머슴이 과부집에 연장을 빌리러 가게 됐다. 머슴이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아 글쎄 과부가 대청마루에서 잠을 자고 있는 게 아닌가. 헌데 과부의 허연 아랫도리 속살이 훤히 드러나, 머슴의 아랫도리가 저도 모르게 힘차게 솟아 올랐다. 하여 이 머슴 벌렁이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과부에게 다가갔다. 과부의 속곳을 살포시 들어 속살을 들여다 보던 머슴은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이윽고 머슴이 용기를 내 살꽂이를 시도했다. 과부는 세상 모르고 잠만 잤다. 머슴이 성난 황소처럼 씩씩거리며 한참 방아를 찧고 있는데 ..

‘형님 황소’가 장사가 되었다.

우가네 막내인 우 서방이 장가를 들었다. 가난한 집안의 막내라 세간이라고 받은 건 솥 하나, 장독 하나, 돌투성이 밭뙈기 그리고 철도 안 든 수송아지 한마리뿐이다. 먹고살 길은 산비탈을 개간해 밭뙈기를 늘려가는 것밖에 없었다. 그러려면 소가 쟁기질을 해야 하는데, 아직도 툭하면 큰집 어미 소에게 달려가는 수송아지를 키워 길들이는 일이 급선무다. 우 서방은 송아지 키우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추수하고 난 남의 콩밭에 가서 낟알을 줍고 산에 가서 칡뿌리·마뿌리를 캐다 쇠죽솥에 넣었다. 그랬더니 송아지는 금세 엉덩짝이 떡 벌어지고 머리 꼭대기엔 뿔이 삐죽 올라왔다. 이젠 길을 들일 참이다. 큰집 형님 지시대로 냇가 모래밭에 소를 끌고 나가 쟁기를 씌우곤 형님이 앞에서 코뚜레를 잡고 우 서방이 뒤에서 쟁기를 잡..

열세살 딸을 황 참봉에게

열세살밖에 안된 딸을 황 참봉에게 순금이는 이빨을 꼭 깨물고 실눈을 떠서 새벽에 들어와 술에 취한 채 쓰러져 자는 아버지를 째려봤다. 한평생 주색잡기에 빠져 가산을 탕진한 아버지라는 인간이 열세살밖에 안된 제 딸을 황 참봉에게 팔기로 작정한 것이다. 순금이는 남장을 하고 어머니가 마련해준 열닷냥을 안주머니에 깊숙이 넣은 뒤 집을 나섰다. 사립문을 잡고 눈물을 훔치는 어머니에게 억지로 뒤돌아 웃음을 보인 순금이는 발길을 한참 재촉하고 나서야 눈물을 쏟았다. 경북 풍기를 출발한 순금이는 죽령을 넘어 충북 단양 주막에서 하룻밤 자고 새벽부터 다시 걸었다. 걸은 지 나흘째, 날은 어두워졌는데 주막도 없어 순금이는 산골짝에 보이는 불빛을 따라가 하룻밤 재워주기를 청했다. 심마니가 차려주는 감자보리밥을 마파람에 게..

서천댁과 주 서방

기별도 없이 한양에서 아들 식구가 내려왔다. 홀어미 밑에서 자라 무과에 합격해 금위영에서 일하는 외아들이 아리따운 제 처와 깐 밤 같은 손자 두 놈을 데리고 고향 영동 땅으로 어미를 찾아온 것이다. 아들의 큰절을 받는 서천댁은 그저 흐뭇할 뿐이다. “어머님, 이번에 제가 함경도 회령 병마절제사로 발령받았습니다.” 아들은 승진을 기뻐하는데, 어미는 머나먼 변경으로 아들을 보내려니 걱정이 앞섰다. “무신은 변경에서 4~5년 근무해야 한양에 돌아와 요직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외적과 마적이 떼로 우글거리는 변방에 처자식을 데려갈 수 없어 며느리와 손자들은 본가에 맡겼다. 손자 두 녀석은 첫날부터 제 할머니 곁을 떠나지 않고 잠자리도 안방 할머니 곁에 잡았다. 닷새를 고향집에서 쉬고 내일이면 홀로 함경도로 떠..

우물가의 나막신

우물가의 나막신 난봉꾼은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양성(良性)이고 다른 하나는 악성(惡性)이다. 난봉꾼이라면 다 같이 못된 것들이지 거기에 무슨 양성과 악성이 따로 있는가 할지 모르지만 분명코 두 부류는 다르다. 양성 난봉꾼은 조강지처에게 죄를 짓는 것은 틀림없지만 그 상대에게는 해를 끼치지 않을뿐더러 딴에는 적선을 하는지도 모른다. 이 치들이 상대하는 여자는 저잣거리에서 술장사하는 들병이, 선술집에서 동한 술손님 상대하는 은근짜, 가무보다 매음이 본업인 삼패 기생…. 소위 ‘만인의 연인’들이다. 그러나 악성 난봉꾼은 다르다. 감언이설로 총각 행세를 하며 여염집 처녀를 범하고, 정절을 지키는 과부를 겁탈하거나 남편 있는 유부녀를 덮치고, 그도 모자라 여승을 파계시키고…. 서른여덟 조도필은 악성 난봉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