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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농산물

써~니 2023. 2. 11. 12:40

◈ 못난이 농산물 

나이 들면서 많이 먹게 되는 음식 중 하나가 마늘이라 하지요

고깃집에서도 마늘 좀 더 달라고 하기 일쑤이지요

파스타 만들때도 마늘을 일부러 듬뿍 넣어 볶아요

최근에는 마늘을 올리브 오일에 절인 스페인 통조림도 나왔지요

스페인에서는 숙성시킨 돼지고기인 하몽과 함께 먹는다는데,

샐러드 드레싱으로 먹어도 좋고 조미 안 된 빵이나 과자와 함께

먹어도 좋다고 하지요

 

마늘은 그 냄새만 독할 뿐 이로운 게 100가지나 된다고 해서

일해백리(一害百利)라고도 하지요

단군신화에 나올 정도니 우리가 먹은 지도 매우 오래됐어요

서양에서도 손에 꼽는 수퍼 푸드이지요

92세로 돌아가실 때까지 정정했다는 친구 아버지는 매일 간식처럼

통마늘을 날것으로 한 통씩 드셨다고 했어요

 

마트에 가면 다진 마늘을 깐 마늘보다 비싸게 팔지요

요리할 때 바로 다져 넣으면 그 특유의 향이 훨씬 강한데

굳이 다진 마늘을 살 필요가 있나 생각하곤 했어요

얼마 전 TV 뉴스에 한 다진 마늘 공장을 고발하는 내용이 보도됐지요

곰팡이 피고 무른 마늘까지 싹 다 기계에 넣고 다져서 팔다가 적발됐어요

이래저래 다진 마늘은 의심할수 밖에 없게 되었지요

 

냄비에 붓고 끓이기만 하면 되는 국이며 탕, 찌개 같은 것들에 이어

채소와 고기, 양념을 따로 포장해 제법 요리하는 기분을 낼 수 있는

간편 식품들이 넘쳐나지요

유명한 곰탕집이나 짬뽕집에 가기 번거롭기도 하고,

즉석식품치곤 비싼 편이지만 식당보다는 싸다는 이유로 가끔 사 먹게 되지요

그럴 때면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드는 이 음식이 얼마나 위생적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지요

 

썩은 배추와 무로 김치를 수십만㎏이나 만들어 팔다가

작년에 적발된 ‘대한민국 김치 명인 1호’가 결국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고 하지요

당시 김치 공장 사람들이 재료 손질 하면서 “아이고 더러워”

“나는 안 먹는다”고 말하는 장면이 공개됐어요

그 김치 명인은 홈쇼핑 같은 데서 가끔 본 얼굴이었지요

그런 사람들은 TV에 나와 “내가 직접 배추와 무를 고를 정도로

깐깐하게 만들었다”고 말 했어요

썩고 곰팡이 핀 것만으로 골랐을 테니 마늘은 또 어떤 걸 썼을지 알 만하지요

 

이래저래 무슨 음식이든 가급적 가공 안 된 재료를 사다가

직접 만들어 먹는 게 가장 좋아요

그렇지만 김치는 예전과 달리 한 포기를 담글 수도 없고

담가 먹기보다 사 먹는 게 훨씬 경제적이지요

그런데 이런 불신을 모두 일소(一掃)하는 못난이 농산물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어요

 

옛날에 못난이 삼형제라는 인형이 있었지요

이 못난이 삼형제는 검은 피부에 얼국도 지독히 못 생겼어요

그러나 사람들은 이 못난이 삼형제를 많이 사랑했지요

그래서 인형가게마다 못난이 삼형제가 불티나게 팔렸어요

 

한여름 어쩌다 고향 집에 가면 참외 원두막을 볼수 있지요

신기한 것은 달고 잘 익은 참외일수록

벌레가 일부를 파먹는 경우가 많이 있었어요

벌레 먹은 부분을 제거하고 먹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 없었지요

‘벌레 먹은 과일이 더 맛있다’는 옛말은 그르지 않았어요

그러나 조금이라도 흠 있는 참외는 상품 가치가 떨어져 팔수가 없었지요

 

사람들은 예쁘게 보이는 음식이 몸에도 좋다고 믿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도 있지요

그래서 과일·채소는 외형이 중요한 가격 결정 요인이 되고 있어요

농가와 유통업체는 모양이 이상하거나 흠집이 있거나

크기가 균일하지 않은 농산물은 솎아내지요

못난이 농산물은 모양·크기 때문에 소비자를 만날 기회조차 없는 것이지요

이렇게 버려지는 채소와 과일이 전체 생산분의 3분의 1에 가깝다는데

연간 최대 5조원어치라는 추정이 될 만큼 어마어마한 양이지요

 

그런데 최근 가성비를 중시하는 합리적인 소비자들이 늘면서

못난이 농산물이 인기를 끌고 있어요

뛰는 물가가 이런 소비를 부채질하고 있지요

온라인몰은 관련 코너를 확대 중이고 못난이 상품만 취급하는

쇼핑몰과 정기 배송 서비스도 성업하고 있어요

대형마트들도 이를 ‘집객 카드’의 하나로 활용하고 있지요

못난이 감자, 고구마, 무, 토마토 등이 대표적인데

못난이 농산물에 ‘맛난이 농산물’ 상표를 붙이거나

외관에 흠이 있는 과일을 ‘반전 과일’이란 이름을 붙여

저렴하게 파는 것도 재치가 있어요

 

못난이 농산품은 기존 판매 농산품보다 작거나 못생겼지만

맛과 영양까지 별로인 건 아니지요

최소한 차이가 없거나 더 좋은 경우가 많아요

건강에도 더 좋을 가능성이 높지요

제각기 다른 사연으로 버려질 위기에 있는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은

생활 속에서 친환경을 실천하는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지요

얼마 전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61%가 못난이 농산물을 구매한 경험이 있고

96%가 재구매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 졌어요

 

충북도가 시작한 겉모양이 못생긴 배추를

김치로 만들어 파는 사업이 계약 물량만 200t을 넘길 정도로 인기라고 하지요

김영환 충북지사가 4년 전 고향 괴산에서 농사를 지을 때

농민들이 생산한 배추의 절반 이상을 버리는 것을 보고

이 ‘못난이 김치’ 사업을 고안했다고 하지요

일본·미국·베트남 등에 수출도 시작했다고 하는데

김 지사는 “이 김치가 저가로 파고드는 중국산 김치에 맞서는

김치 의병’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어요

그래요

못난이 농산물이 썩은 농산물을 밀어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못난이 농산물’ 만족도 높아…10명 중 9명 “재구매 의사 있다”

2022년 12월 1일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의 한 김치제조 공장에서 직원들이 '못난이 김치'를 제조하고 있어요

이 김치는 최근 배추생산량 증가에 따른 가격 급락으로 제때 수확하지 못한 배추를 활용해 만들어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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