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발표를 앞두고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은 충동이 일 수 있다. 남들이 곤히 자는 한 밤중에도 몇 차례나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하는 사람도 많다. 하루에 보는 소변 횟수는 건강의 잣대가 될 수 있다. 과다하게 소변을 자주 본다면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다.
건강한 사람은 하루 평균 5-6회 소변을 본다. 하지만 하루에 8회 이상 화장실을 오가는 사람이 있다. 긴장하면 소변을 보고 싶은 욕구를 느껴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 소변을 참기가 힘들어 지고 자신도 모르게 새어 나오기도 한다. 심지어 수면 중에도 자주 소변을 보기도 한다. 모두 과민성 방광 증상에 해당한다.
이처럼 과민성 방광이 있다면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그 자체만으로 삶의 질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다른 질환까지 동반할 경우 고통은 배가된다. 특히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다. 야간 빈뇨로 인해 수면부족을 초래해 낮에 졸음을 유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게 된다. 골다공증이 있는 여성에게는 낙상 및 골절의 가능성을 높이기도 한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가 국내 성인을 대상으로 과민성 방광의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약 12.2%에서 과민성 방광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 약 10%, 여자에서는 14.3%가 과민성 방광으로 진단됐다. 국내에선 600만여 명이나 이 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과민성 방광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
과민성 방광의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과민성 방광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에는 요로 감염, 호르몬 결핍, 약물 부작용, 과도한 수분 섭취 및 배뇨량, 변비, 비만, 정신상태 변화, 남성의 전립선비대증, 당뇨 등이 있다. 또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으로는 알코올 음료, 카페인이 함유된 제품(커피, 차, 초콜릿 등), 매운 음식, 탄산음료, 신 과일 주스 또는 과일류, 꿀, 설탕, 인공 감미료 등이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비뇨기과 정성진 교수는 “평소 수분이나 카페인의 지나친 섭취를 줄이고, 금연, 체중 조절, 운동, 외출 전과 취침 전 배뇨하기 등으로 과민성 방광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증상이 의심될 경우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확진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야간 빈뇨가 있으면 오후 6시 이후부터 수분, 과일 등의 야식은 절제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차 등과 알코올, 탄산음료 등의 섭취도 제한한다. 금주, 금연과 더불어 성생활도 건전하게 해야 한다.
배뇨 시간대도 신경 써야 한다. 정상인처럼 3-4시간 간격으로 소변을 보고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전 배뇨를 하도록 습관을 들인다. 갑자기 소변을 참기 어려운 비정상적인 절박뇨가 있어도 참는 훈련을 하는 게 좋다. 앉는 자세나 골반근육을 수축시켜 참은 후, 절박감이 없어지면 천천히 화장실에 간다.
과민성 방광의 예방과 치료와 관련, 정성진 교수는 “적절한 수분 및 섬유식 섭취를 통해 변비를 예방하고 규칙적인 전신 운동과 골반수축 운동 등을 통해 체중 관리를 해야 한다”면서 “밤잠을 잘 잘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조성하고, 배뇨일기를 작성해 배뇨습관을 스스로 평가하는 것도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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