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담, 야설, 고전

飮一杯 大醉(음일배 대취)◈한잔 술에도 크게 취하는도다.

써~니 2022. 2. 15. 10:46

 

 

飮一杯 大醉(음일배 대취)◈

한잔 술에도 크게 취하는도다.

 

 

부부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남편이 밖에서 돌아오면 집안에 사람이

있건 없건 상관하지않고

언제나 처를 작은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한번 해야만 했다.

 

처는 사람이 있을때에는 민망하여 남편에게 혹시 사람이 있을때에는

저에게 한잔 마시자라는 말로하시면 제가 작은방으로

들어가겠으니 당신이 한참후 뒤를 따라 들어오면 사람들은

술 한잔 마시는 줄만 알 따름이지

어찌 그짓을 하는 줄 알겠습니까? 하니

남편은 그게 좋겠소 하고 그후 부터

한잔 마시는 것으로 약속 하였다.

 

하루는 장인이 왔는데 밖에서 돌아온 사위가 건성으로

몇 마디 인사를 한후 처에게 한잔마시는 것이 어떻소 하니

처가 곧 작은 방으로 들어 갔다.

그러자

사위도 따라 들어가서 얼마후 나오는데

두 사람의 얼굴이 모두 붉으레 홍조를 띄고 있었다.

 

장인이 대노하여 집으로 돌아와

장모에게 딸이란 남 만도 못하오

당신도 이제부터는 딸년집에 가지마시오 하였다.

이에 장모는 무슨까닭이요?하고 물으니

장인은 내가 술 좋아하는건 딸년도 잘알고 있는데.

술을 작은 방에다 담궈놓고 저희 내외만 들어가서 마시면서

나에게는 술 한잔도 권하지 않으니 세상 천하에

어찌 이리 몰인정한 딸자식이 있겠소?

절대로 딸네 집에 가지 마시오 하였다.

 

장모가 이 말을 듣고 남편이 없는 틈을 타

딸네집에 살작가서 딸에게 말하기를

너희 아버지가 크게 노하셨다하니

무엇 때문에 노하셨소?하고 딸이 물으니

장모가 어느날 네 아버지가 왔을때

너희 내외가 작은 방으로 들어가서 너희들 끼리만

술을 마시고 아버님께는 한잔도 권하지 않았다고

크게 노하고 계신다하니

딸이 아버님은 잘 아시지 못하셨어요?

본래 그 일은 여차 여차해서 그렇게 된것이지

실제로는 술이 없었어요.

만일 술이 있었더라면 어찌하여 드리지 않겠어요?

이 일을 아버님께 잘 말씀 드려서 노여움을 풀게 해 주세요.

하고 말하니

장모가 집으로 돌아와서 장인에게 말 하였다.

 

내 오늘 딸네집에 갔다가 전번 일의 자초지종을

알아가지고 왔지요.

일이 여차 저차해서 그리 되었을 뿐 실제로는

술이 없었다고 합디다.하니

그 말을 들은 장인이

내가 미처 몰랐군.

딸네 부부의방법이 실로묘하니

바로 지금 한잔하심이 어떠하오?하자

장모가 자리를 펴고 일이 끝난후에

장모가 한잔을 더 권하자

장인은 늙은 탓에 이제는

한잔 술에도 크게 취하는구려 하고

장 탄식을 하였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