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담, 야설, 고전

"수염 많은 사람은 내일 대차반(大茶盤) ~~

써~니 2021. 9. 8. 12:19

 

"수염 많은 사람은 내일 대차반(大茶盤)

 

수염 많은 양반이 여행하다가 날이 저물어

시골집에 묵기를 청하였다.
마침 주인은 집을 비우고 먼길을 떠나

내일 돌아오기로 하여 아낙네만 집을 지키고 있었다.
밤에 잠을 청하던 양반은 밖에서,
"수염 많은 사람은 내일 대차반(大茶盤)을 잡수시겠지."
라고 중얼거리는 아낙네의 소리를 듣고는

내일 나올 큰 주안상을 기대하며 잠이 들었다.
그러나 한낮이 되도록 주안상이 나오질 않았다.

화가 난 양반은 주인 아낙네에게 따졌다.
그러자 아낙은 웃음을 터트리고 대답도 없이 사라졌다.
그제야 희롱 당한 것이라 짐작한 양반은

아낙을 양반을 희롱하였다 하여 관아에 고발했다.
관아에 잡혀가 심문을 받게 된 아낙은 수줍게

고개를 숙이고, "실은 수염 많은 손님이란

저의 음부를 가리키는 것이고, 대차반이란 남편의

양물을 가리킨 것이었사옵니다.

내일 돌아올 남편을 기다리며 중얼거린 소리였는 데,
자신의 수염 많은 것만을 생각하고 지레 짐작한

손님의 잘못을 왜 제게 추궁하십니까 "
라며 억울함을 호소하였다.
사또가 이를 증명하고자 아낙의

밑을 들춰보니 과연 털이 수북하게 나 있어
너털웃음을 지으며 무죄 방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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