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글 여운글

세상을 살다보니

써~니 2022. 10. 29. 12:18

◐ 금리의 위력 

 

유럽, 미국에는 전력 생산 기업이 전기 구매자에게

웃돈을 주고 전기를 파는 ‘마이너스(-) 전기료’ 제도가 있어요

바람이 너무 불거나 일조량이 급증해

풍력·태양광 발전량이 급속히 늘 때 주로 적용하지요

전기 공급량이 수요를 초과하면 전력 주파수가 올라가 정전 위험이 커지지요

전력거래소는 정전 사태를 막기 위해 전기 요금에

마이너스 가격을 적용해 전기 공급을 줄이는 방식이지요

 

2020년 코로나 사태 초기 국제 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배럴당 -37달러)를 기록했어요

원유 저장소를 더 이상 찾을수 없었던 원유 생산 기업들이

웃돈을 주고 재고를 넘겼기 때문이지요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복지 정책 수단으로

‘마이너스 소득세(negative income tax)’ 개념을 제안했어요

저소득 근로자들에게 면세를 넘어 국가가 세금을 보태주자는 것이지요

그래서 한국을 포함해 대다수 선진국이 이 아이디어를 차용해

근로장려세제(EITC)를 시행하고 있어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땐 마이너스 금리가 등장했지요

중앙은행이 돈을 맡기는 금융회사에 이자를 주기는커녕 보관료를 받았어요

다수 선진국은 마이너스 금리 국채를 발행했지요

일정 비율을 장기 국채에 항상 투자해야 하는 연·기금, 보험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마이너스 금리 국채를 샀어요

 

마이너스 금리가 촉발한 과잉 유동성은 전 세계 집값, 주가를 끌어올렸지요

한국에서도 ‘미친 집값’ ‘전세 대란’이 일어 났어요

결국 반세기 만에 인플레이션이 귀환했지요

그러자 미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급속히 올리자

자산 버블이 꺼지기 시작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집값, 전셋값이 연일 추락 중이지요

전세금 대출금리가 폭등하자 무주택자들이 월셋집으로 몰리고 있어요

월세가 전세 대출금리보다 오히려 싸기 때문이지요

 

“한○○ 고객님, 대출금리가 8월24일 6.27%로 변경되었습니다.”

40대 직장인 한씨는 얼마전 은행 문자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잤어요

그는 연초 4.2% 금리로 9천만원을 신용대출 받았는데

8개월 만에 금리가 2%포인트 올랐지요

한씨는 지난해 받은 2억4천만원의 전세자금대출도 있는데

이 금리도 약 1년 만에 3.2%에서 5.8%까지 치솟은 상황이지요

한씨는 “매달 대출 이자액이 80만원 수준이었는데

최근 140만원까지 늘어났다”고 말했어요

기준금리가 1년 만에 0.50%에서 3%대로 껑충 뛰면서

곳곳에서 ‘빚의 역습’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전세 수요는 격감하는데 서울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년 전보다 56%급증했어요

집주인들 사이에 세입자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지요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 주인은 전세 세입자에게

1335만원짜리 샤넬 핸드백을 선물로 주겠다고 제안했어요

인천에선 전세 세입자에게 50g 골드바 2개를 주겠다는 집주인도 등장했지요

 

집을 나가겠다는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새 세입자는 구할수 없고 목돈도 없어 궁지에 몰린 집주인들은

‘내가 매달 이자를 줄 테니 계속 살아달라”고 역(逆)월세를 제안하기도 하지요

시세가 떨어진 전세보증금 1억원당 월 30만~40만원씩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이지요

월세의 마이너스(-) 버전인 셈이지요

미국발 금리 급등이 낳은 기이한 새 풍속도가 아닐수 없어요

세상 살다 보니 별일이 다 일어 나네요

"금리의 위력"은 역시 대단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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