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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를 낳아야 하는데

써~니 2023. 1. 31. 12:56

◈ 국가의 명운(命運)과 저출산 문제 

옛날 결혼 정보업체가 없던 시절에는 ‘마담뚜’가 그 역할을 했지요

주로 상류사회 결혼 적령기 남녀의 만남을 중매했어요

마담뚜가 애용했던 정보 소스는 여대 졸업 앨범이었지요

미모의 여성을 선별한 다음, 졸업 앨범 뒤에 수록된 전화번호를 통해

집안 배경을 파악했어요

이렇게 수집한 정보와 신붓감 집안에서 원하는 신랑감 스펙 등을

기준 삼아 남녀 만남을 알선했지요

 

1990년대는 결혼 정보 회사가 대거 등장, 중매 시장의 산업화가 이뤄졌어요

수요자로선 선택지가 넓어진 셈이지만 직업, 자산, 외모 등을 기준으로

철저히 등급을 나눠 욕을 먹기도 했지요

천리안, 하이텔 같은 PC통신의 등장은 ‘만남의 광장’ 확장을 의미했어요

1997년 대박을 터트린 영화 ‘접속’은 PC통신을 통한

불특정 다수 비대면 미팅이 새 풍속도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었지요

 

그런데 요즘 인공지능(AI), 빅데이터의 발전은 ‘짝짓기’ 세계를

한 단계 더 업그레드 하고 있어요

AI가 던지는 다양한 질문에 답을 하면, 성격, 가치관, 호감을 갖는

이성 유형 등 본인 속마음까지 읽어내 걸맞은 짝을 찾아주지요

저출산 문제로 고민 중인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AI 중매를 도입했는데,

효과가 탁월하다고 하지요

한 소도시에선 5년간 845쌍의 결혼을 성사시켰고,

다른 소도시에선 그해 결혼한 38쌍 중 21쌍이 AI 커플이었어요

 

그래서 우리나라도 경남 하동군에서 AI 중매 서비스를 도입했지요

AI가 남녀 성향을 파악한 다음 하동군을 포함한 인근 시군 10곳의

처녀 총각 중에서 적절한 상대를 찾아주고 있어요

AI 중매에 적용되는 매칭 기술은 구인·구직, 과외 선생, 돌보미 등을

찾는 데도 적용되며 쓰임새가 확장되고 있지요

 

과학계에선 올해가 AI 기술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미국이 개발 중인 세계 최고 딥러닝 AI 모델(GPT4)이 1조개가 넘는 신경망 회로를 통해

신의 영역을 넘보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하지요

앞으로는 AI 알고리즘이 자신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내밀한 욕구, 선호를 파악해

딱 맞는 상대를 찍어줄지 몰라요

길을 가다 그런 배우자감을 만나면 스마트폰에서 경보가 울릴수도 있어요

 

몇 년 전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영국 드라마 ‘블랙미러’

미래의 짝짓기 모습을 보여 주었지요

AI가 짝지어준 남녀가 가상현실에서 먼저 만나

아바타(가상 세계 대리인)를 통한 데이트를 해본 뒤 실제 세계에서 만나는 수순이지요

가슴 뛰지만 불안한 연애냐, 가상 세계의 실패 확률 제로(0) 연애냐.

미래 세대는 이런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지도 몰라요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막막 하지요

30대 직장인이 “결혼하지 않겠다”며 찍은 비혼식(非婚式)을 유튜브에서 봤어요

예복을 잘 차려입은 청년이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혼자 행복하게 살겠다’고 쓴 비혼 선언문을 낭독하자

또래인 하객들이 박수로 축하했지요

청첩장 대신 비혼식 초대장을 받아 든 기혼 친구들은

“축의금을 받기만 하고 돌려주지 못하나 걱정했는데 다행”이라고 했어요

 

이제는 결혼하지 않는 게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지요

연예·오락·일상·언어 등 곳곳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요

K팝에선 ‘걸그룹=사랑노래’ 공식이 이미 깨졌지요

얼마 전 새 앨범을 낸 걸그룹 ‘드림캐쳐’는 신곡 ‘비전’에서

‘사막보다 메마른 이곳의/(중략)/

그 갈라진 땅 위 그 틈에/

깃발을 세우고 맞서 싸워’라고 노래했어요

사랑 노래에서 환경보호·독립적인 삶 등으로 관심이 옮겨가는

젊은 여성 팬의 취향 변화를 반영했다고 하지요

비혼 남녀의 일상을 관찰하는 TV 예능, 비혼으로 사는 노하우를 담은

유튜브 영상도 인기가 많아요

 

변화는 통계로도 확인되지요

지난해 말 통계청 발표에서 19~34세 청년 중 연애 경험 있다는 응답은 65%였는데

이 중 70%가 자발적으로 ‘솔로’를 택했다고 했어요

청춘남녀의 이성교제 비율은 1991년 53%에서 2021년 29%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지요

결혼 건수는 지난 10년간 41%가 줄어 거의 반 토막 났어요

그사이 ‘노총각’ ‘노처녀’라는 말은 거의 사라진 사어(死語)가 됐지요

 

그러다 보니 기업 복지도 이런 추세를 반영하고 있어요

5대 그룹 중 처음으로 지난해 비혼 지원금 제도를 도입한 LG에서

지난 2일 첫 비혼 선언 직원이 나왔어요

이튿날엔 2·3호 선언도 이어졌지요

이들은 결혼 축하금과 같은 금액의 지원금과 5일의 유급휴가를 받아요

기업이 비혼을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사내 복지 형평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요

다른 기업들도 비혼자를 위한 복지를 속속 내놓고 있어요

무료 건강검진 대상을 ‘본인과 배우자’에서 ‘본인과 가족 1인’으로 바꾸고

반려동물 수당을 신설한 곳도 있지요

우수 인재를 확보하거나 유출을 막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하지요

 

그렇지만 비혼 확산이 자기애 강한 젊은이들의 쿨한 선택인 것만은 아니지요

통계청 조사에서 비혼을 택한 이유를 봤더니

‘결혼자금 부족’과 ‘고용 상태 불안’ 등 경제적 어려움이 40%를 넘었어요

‘혼자 사는 게 좋아서’는 20%에 불과했지요

직장 못 구해 좌절하고 월급으론 내 집 마련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청년들이

‘결혼은 중산층 이상의 문화’라는 인식이 팽배하고 있어요

마음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요즘 세태를 반영이나 하듯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가 작년 한 해 동안 약 20만명 줄었어요

2020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이지요

외국인을 포함한 총인구도 작년부터 줄고 있어요

작년 합계 출산율은 0.81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압도적인 꼴찌이지요

5년 전 1명 아래로 내려간 뒤 바닥을 모르고 내려가고 있어요

나라 전체가 ‘인구 절벽’에서 추락 중이지요

세계 여러 나라가 발전 과정에서 출산율 하락을 경험하지만

아무리 나빠져도 1명대에서 반등하거나 정체되는 경향을 보였어요

15년 전 인구 감소가 시작된 일본도 2005년 1.26명에서 소폭 올라가

지금은 1.3명대를 유지하고 있지요

우리나라 처럼 급격한 감소세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수 없어요

출산을 막는 사회적 제약이 자녀를 가지려는 인간의 본성까지

억누를 만큼 심각함을 말해주고 있지요

이를 치유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어요

재앙은 이미 시작됐고 파국은 멀지 않았다는 이야기지요

그래서 국방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가 인구절벽 이라 하지요

 

작년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900만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18%를 넘었어요

여성은 20%를 넘어섰지요

이대로 가면 2025년 전체적으로 20%를 돌파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지요

65세 인구가 14% 이상인 ‘고령 사회’가 된 지 7년 만이지요

일본은 11년 걸렸어요

6년 뒤엔 최고 비율을 차지하는 세대인 50대 861만명이 줄 지어 노인 집단에 진입하지요

불과 5년 남았어요

이는 매년 줄어드는 생산연령(15~64세) 인구가 부양할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다는 뜻이지요

그러면 재정과 사회보장 비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경제는 활기를 잃게 되지요

세계 2위 경제 대국이던 일본조차 고령화 재앙을 견디지 못하고 쇠락했어요

한국에만 기적이 찾아 올까요?

 

물론 우리나라도 2006년부터 5년 단위로 저출산 고령 사회 기본 계획을 발표하고

대응 예산을 편성해 16년간 280조원을 쏟아부었지만 출산율은 더 떨어졌어요

이는 적극적이지 않거나 방향을 잘못 잡았다는 이야기지요

인구 감소는 수당을 몇 푼 더 주는 것만으로 해결할수있는 문제가 아니지요

 

우리나라는 2020년부터 인구 감소가 시작됐어요

합계 출산율은 0.81명으로 세계 최악이지요

이대로 가다가는 성장은커녕 나라가 무너질 지경이지요

어찌보면 북한의 핵 보다도 더 위협적인 문제일수도 있어요

 

그래서 저출산대책위에서 항거리 방법을 도입하는 것이 어떠냐고 했지요

헝가리 방법은 40세 이하 부부가 아이를 낳기로 약속하면

정부가 최대 4000만원을 대출해 주지요

5년 내에 자녀를 1명 출산하면 이자를 면제하고

2명을 낳으면 대출액의 3분의 1,

3명을 낳으면 전액을 탕감해 주는 제도인데

헝가리는 이런 다양한 정책으로 합계 출산율을 2011년 1.23명에서

2020년 1.56명으로 올렸어요

대 성공이었지요

여기에는 대출 탕감에 연 4조원 이상의 예산이 들었어요

그러자 정부 당국자는 포플리즘 정책이라고 비난하며 거들떠 보지도 않았지요

 

무엇이 포플리즘 정책인가요?

경재규모 세계 56위인 헝가리도 하는데

세계10위 경제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왜 못하나요?

오히려 헝가리 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해야 하지요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은 없어요

막말로 빚만 지고 있으면서 성과없이 안일하게 근무하는

공기업 직원들의 성과금만 없애도 충당하고도 남지요

또 작년한해 필요없는 시민단체 보조금이 22조나 되었어요

 

지난 대선에서 허경영 후보는 결혼수당 1억원, 출산수당 5000만원

공약으로 내 걸었는데 헛소리라고 치부하기엔 여운이 남아요

참고해볼 필요가 있다는 말 이지요

그만큼 인구절벽이 절박하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이대로 가다가는 국방을 책임질 군 병력에도 큰 차질이 생기지요

군대 갈 젊은이(20세 기준) 숫자는 2021년 29만명, 2035년 23만명,

2040년에는 13만명으로 급감(急減) 하지요

나라를 지킬 병력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요?

 

평생 벌어도 내 집 마련이 힘들 만큼 집값이 오르고,

질 좋은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고, 자녀 사교육비에 허리가 휘고,

폭증하는 노인들을 부양해야 하는데

젊은이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싶을까요?

 

부동산과 일자리, 교육, 복지, 이민 등 모든 국가 정책을

출산 친화적 관점에서 설계하고 국민 총력전을 벌여야 파국을 막을수 있어요

 

윤석열 정부의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 역시

출산율을 높여 한국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 과제이지요

허지만 개혁이 성공한다고 해도 출산율의 가파른 반등 가능성은 높지 않아요

그래서 인구절벽을 눈여겨 보아야할 대목이지요

 

인구문제는 표면적으로 드러 나가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의 관심도가 적으므로 그 동안 등안시해 왔어요 

지금 당장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해도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상당 기간 피할수 없지요

그래서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거지요

 

또 노인 연령 상한, 정년 연장 등으로 사회보장 비용을 줄이고

여성·노인층의 사회 활동 참여율을 높이는 등

전반적 사회 제도와 시스템을 인구 감소에 대비한 체제로

전면 재 설계해야 하지요

이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책임져야할 막중한 임무중 하나 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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