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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과 한자어

써~니 2023. 2. 1. 12:24

 

◈ 우리말과 한자어 

몇년전 ‘경복궁 게장’ ‘경복궁 간장 게장’이 포털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올랐어요

당시로는 낯선 ‘궁궐 야간 개장’ 소식을 접한 어린 세대가

개장(開場) 대신 ‘게장’을 입력하면서 시작된 일이었지요

‘요즘 애들이 이렇다’는 소문이 퍼지며

장난삼아 ‘경복궁 게장’을 입력하는 사람까지 덩달아 늘었어요

 

”자기야 아프지 말고, 빨리 낳아.”

여성 커뮤니티에는

남자 친구가 ‘낳아라(나아라)’ ‘이상한 냄세(냄새)’ ‘연애인(연예인)’ ‘안되(안돼)’ 식으로

맞춤법을 틀리게 쓴다는 글이 자주 올라오는데 이른바 ‘남친 맞춤법’ 걱정이지요

한 결혼 정보 회사가 미혼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연인에게 정 떨어지는 순간’을 물었어요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43.4%)’에 이어 ‘반복적으로 맞춤법을 틀릴 때’가 32.3%였지요

기념일을 잊었을 때, 시사 상식이 부족할 때를 합친 것보다 많았어요

맞춤법 문제를 택한 응답자 성비는 여성 81.6%, 남성 18.4%였지요

 

한자를 몰라 벌어지는 일도 흔하지요

최근 한 업체가 사과문에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을 썼어요

‘난 하나도 안 심심하다’ ‘심각한 일에 심심하다고 쓰다니’ 같은 반응이 나왔지요

깊이, 간절하게 뜻의 ‘심심(甚深)하다’를 지루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인 것이지요

한자 문맹(文盲)이 낳은 일이지요

한자 교육을 제대로 안 받으니 한자어 까막눈이 늘어나고 있어요

‘금일(今日)’을 ‘금요일’로, ‘무운(武運)을 빈다’를

‘운이 따르지 않기를(無運) 빈다’로 오해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지요

한 신입 사원은 이역만리(異域萬里)를 이억(二億)만리로 썼다가

한동안 놀림감이 되기도 했어요

 

한자어(漢字語)는 
하나 또는 둘 이상의 한자가 결합되어 한국어로서 사용되는

한국식 발음의 단어를 말하는데
한자어 중 가장 많은 것은 명사이며 다음이 동사·형용사의 순이지요

대명사·수사·감탄사 등은 1% 미만이지만.

전체에서 한자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70%가 넘는다고 하지요

우리말은 약 70%의 한자어와 30%의 고유어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러니까 한자는 중국 글자지만 한자어는 우리말이지요
그래서 한글만 고집하지 말고 한자를 배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지요

앞으로 한자어를 병용(倂用)하지 않으면 노벨문학상은 요원(遙遠)하다 하지요

 

우리말의 어휘적인 특징으로 한자어가 많다는 점을 들지 않을수가 없어요

엄밀히 말하면 한자어는 중국어에서 비롯된 어휘들이지요

그러나 중국어를 수입하면서 중국식 발음이 우리식으로 변용되었으므로

한자어를 중국어라고 할 수는 없어요

‘베이징’ ‘북경’이 되고, ‘뤄양’이 ‘낙양’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 발음이 우리말에 들어오면 우리식 발음으로 변화 하지요

물론 한자어 가운데 일부는 중국어에 없는 것들도 있어요

이른바 한국식 한자어이지요

‘돌(乭)’이나 ‘살(乷)’과 같이 중국어에는 없는 ‘ㄹ’ 받침의 한자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글자이므로 이 글자가 들어가는 한자어는

모두 한국식 한자어라고 보아야 하지요

그뿐만 아니라 일본어에서 들어온 한자어도 매우 많아요

예를 들어 ‘인간(人間)’이라는 말은 본래 ‘인생세간(人生世間)’을 줄인 말로

‘속세’를 뜻하였으나 일본어의 ‘닝겐[にんけん]’이

우리말이 되어 인간 즉  ‘사람’을 뜻하는 말이 되었지요

 

그런데 한자어 문제는 단순히 인명이나 지명 표기에만 국한되지 않아요

때로는 어원상 한자어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고

음변화를 겪어 고유어처럼 인식되는 것들도 있어요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어차피(於此彼)’와 ‘기어이(期於而)’와 같은 말들이지요

‘어차피’는 ‘이렇게 하든지 저렇게 하든지’라는 뜻을 가진 한자어인데

많은 사람들이 ‘어짜피’라고 발음하다 보니 표기를 잘못 하는 사례도 많아요

‘기어이’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라는 뜻인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어차피’와 '기어이'를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어요

 

어차피(於此彼)

이렇게 하든지 저렇게 하든지

또는 이렇게 되든지 저렇게 되든지 

 

기어이(期於而)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결국에 가서는 ~~

 

"선생이 여덞살때 산에 하늘이 맞닿은 것을 보고 하늘이 어떠한가 만져보자고

위태로움을 무릅쓰고 기어(期於)이 산꼭대기를 올라보니 거기서도 하늘이 썩 멀더라/"

 

육당 최남선의  이 글에서 순 우리말 같은데 한자어로 쓰여진 '기어이'를 만날수 있어요

'결국에 가서는'라는 뜻의 한자어 이지요

 

용비어천가 26장에 나오는 '어차어피(於此於彼) 영수후일(寧殊後日)'에서

어차어피는 '어차피'인데 '이러든 저러든'이라는 뜻으로 영어의 'anyway'에 해당되지요

별안간(瞥眼間)도 알고보면 한자어 인데 순식간(瞬息間) 보다 좀더 빠른 느낌이지요

순식간은 한번의 눈깜박(瞬)에다 들숨날숨 한 호흡(息)을 더한 시간인데 

별안간은 눈으로'홀깃'보는 속도이지요

 

또 '도대체'도 순 우리말 같지만 한자조합 이지요

도(都)는 도시 혹은 전부를 대체(大體)는 큰몸,큰 줄거리를 뜻하는데

'전체의 큰 줄거리'라는 의미 이지요

'도대체 아는게 뭐냐?' 라는 질문에서 '도대체'는 포괄할만한 특성을

한마디로 말하라는 주문을 이끌어내는 부사이지요

대관절(大關節)도 도대체와 같은 구조, 같은 의미 이지요

 

또 순 유리말 같은 느낌의 한자어에는 물론(勿論)도 있어요

심지어(甚至於), 졸지(猝地)에, 미안(未安), 작정(作定),호랑(虎狼)이,간신(艱辛)히 등도 있지요

또 '염병(染病)하네'와 '창피(猖披)해'도 알고보면 한자어 이지요

염병은 전염병의 준말이고 

창피는 초나라 글원의 이소(離騷 소란한데를 떠남)라는 시에서 나오는데

何桀紂之猖披兮(하걸주지창피혜)라는 구절은 '나라를 망해먹은 걸 주왕은

궁궐을 급히 빠져 나가면서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허둥대는가'라는 뜻이지요

이가 우리말의 '수치스럽고 부끄럽다'라는 의미의 '창피하다'가 된 것이지요

 

심지어(甚至於)

우리말의 속을 들여다보면 '고유어 같은 한자어'가 꽤 많아요

다시말해 '기어이, 기어코, 도대체, 어차피, 심지어,
또 설탕(雪糖) 모자(帽子) 양말(洋襪) 포도(葡萄) 같은 명사도 있고

무려(無慮), 하필(何必), 점점(漸漸), 우선(于先), 급기야(及其也)

오밀조밀(奧密稠密) 같은 부사가 그런 예이지요

 

학교에서 '민중봉기(民衆蜂起)'라는 말은 배우지만

'봉기'의 정확한 뜻을 아는 학생은 거의 없어요

선생님이 중요하다고 하니 달달 외울 뿐이지요.

봉기는 '벌 봉(蜂)'자에 '일어날 기(起)'자를 써서 '벌떼처럼 일어나다'라는 뜻이지요

이처럼 한자를 알면 힘들게 외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어휘의 본래 의미를 알 수 있어요

 

생활 속에서 쓰이는 한자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지요

우리가 즐겨 쓰는 어휘에는 재미있는 뜻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용수철'은 '용 용(龍), 수염 수(鬚), 쇠 철(鐵)'자를 써서

'용의 수염처럼 생긴 철'이라는 뜻이지요

양말은 왜 '양말 (洋襪)'이라고 하는지,

배낭은 왜 '배낭 (背囊)'이라고 하는지 이유를 찾다보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한자를 익힐 수 있어요

 

이처럼 한자어는 우리 생활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되었어요

그런데도 애써 한자어를 왜면한체  한글 전용만 고집한다면

우리말의 피폐화만 가져올 뿐이지요

한자어를 모르면 우리 말뜻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가 때문이지요

언어는 그 나라의 싱징이요 특징이지요

또 언어는 깊이가 있어야 하지요

언어가 피폐되면 그 나라는  미래가 없어요

어서빨리 초등학교부터 힌자어 교육을 시작 해야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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