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글 여운글

적당한 소주 값

써~니 2023. 3. 7. 11:34

 

◈ 적당한 소주 값 

몇 해 전 뉴욕으로 여행을 간 사람들이

주점에서 양주를 한 병 시켰는데 잠시 후 경찰이 들이닥쳤어요

“술을 잔이 아닌 병으로 시키는 사람은 처음 본다”

주점 주인이 수상하다고 신고를 했다고 하지요

서양 주점들은 “술 한 병 내오라”고 하면

“그런 식으로 판 적이 없어 돈을 얼마 받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당황해 했어요

일본 주점도 대개 잔 단위로 술을 팔지요

‘도쿠리’처럼 용기에 여러 잔 분량을 담기도 하지만

술병째 내놓는 경우는 드물어요

 

그러나 한국에선 ‘잔술’이 가난과 궁벽의 상징이었지요

시인 천상병은 시 ‘비 오는 날’에서

‘아침 깨니/

부실부실 가랑비가 내리다/

자는 마누라 지갑을 뒤져/

백오십원 훔쳐 아침 해장으로 간다’(후략)고 했어요

 

또 손민익 시인은 시 ‘잔술 한 잔’에서

‘천 원짜리 한 장 놓고/

또 잔술 한 잔 하시게/(중략)/

가라면 못 갈/

구비구비 힘든 세월의 흔적들을’이라고 했지요

 

경제가 곤두박질 칠 때마다 잔술을 찾는 발길이 늘었어요

IMF 외환 위기와 글로벌 금융 위기 때 그랬지요

그런데 최근 술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다시 잔술 찾는 이가 늘었다고 하지요

서울에서 잔술 찾는 사람이 가장 많은 곳은 탑골공원 일대인데

소주 한 병에 3000원이던 몇 해 전까지 잔술은 종이컵 하나에 1000원이었어요

지난해 소주 값이 5000원으로 뛰면서 일부 음식점이 종이컵을 더 작은

스테인리스 잔으로 바꿔 잔술을 팔고 있지요

잔술도 값이 오른 것이지요

 

소주의 제조 가격은 550원~600원 정도이지요

여기에 주세·교육세·부가세를 붙이고 도매상 유통 마진을 합한 것이

음식점 공급가이지요

지난해 출고가가 7% 정도 올랐으니 음식점 공급가는 1400원~1600원이 되지요

그런데 음식점들은 대략 5000원을 받아요

서울 강남의 유명 고깃집에선 소주 한 병에 9000원도 받기도 하지요

이러니 공장 출고가는 10원 단위로 오르는데

음식점에선 1000원 단위로 오른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요

 

음식점 소주 값이 6000원으로 오를 예정이라고 하지요

에너지 가격 급등과 임대료 인상 등을 감당할 수 없다고 하는데

아무리 그래도 공급가의 4배를 받는것은 폭리라고 볼수 있어요

일제히 같은 값으로 올리는 것을 보면 담합 인상도 짙어요

서울의 음식 값 술값은 이미 도쿄보다 비싸지요

이런 현상을 누가 납득할수 있을까요?

1943년 노래 ‘빈대떡 신사’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지’라고 했어요

소주 한 병에 6000원이면, 잔술 마시거나

아니면 집에서 혼술 할 사람이 적지 않을 듯하지요

 

그런데 정부에서 이 비정상인 소주값을 들여다 보겠다고 하니

소주와 맥주  1위 업체인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당분간 가격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제품 가격 인상을 저울질하던

주류 업계가 사실상 가격 동결을 선언했어요

소주·맥주 공장 출고가가 수십원 오르면 식당·주점 판매 가격이

1000~2000원씩 뛸 수 있다는 우려에서 이지요

실제 주류 가격 출고가와 대형마트, 일반식당·주점 판매 가격 인상

추이를 비교해보면 지난 7년간 주류 업체의 출고가는 15%(150원)

오르는 동안 식당 판매가는 최대 두 배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어요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가 내려가기 위해서는 식당과 주점 등에서

출고가 수준에 맞는 ‘적정 가격’을 받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지요

 

국내 소주 시장 점유율 1·2위 브랜드인 참이슬(하이트진로)과

처음처럼(롯데칠성음료)의 360mL 출고가가 병당 1000원을 넘은 것은

2016년쯤 부터였어요

2015년 11월 참이슬이 출고가를 5.62% 인상하면서 1015.7원,

이듬해 1월 처음처럼이 6.4% 올려 1006.5원이 됐지요

2016년부터 올해 3월까지 소주 출고가는 참이슬과 처음처럼이

각각 14.8%, 15.5% 올랐어요

현재 출고가는 1166.6원과 1162.7원으로, 지난 6년간 참이슬은

150.9원, 처음처럼은 156.2원 인상된 셈이지요

같은 기간 카스 500mL 병 제품 출고가는 1147원에서 1260원으로

9.8%(113원) 올랐어요

대형 마트에서 판매되는 소주도 17.4%(190원) 인상됐지요

 

하지만 식당과 주점 등의 판매가는 최대 150% 뛰었어요

2016년 식당에서 3000~4000원에 팔리던 소주·맥주가 지금은

보통 5000~6000원이 됐지요

소주·맥주 한 병에 1만원 받는 곳도 점점 늘고 있어요

서울 여의도의 한 삼겹살 가게는 맥주 한 병에 6000~7000원을 받고,

서울 대치동의 참치집과 압구정동의 이자카야는 일반 소주를 1만원씩 받고 있지요

몇 년 새 소비자들의 주류 체감 물가가 급격하게 뛴 이유이지요

 

식당 음식 값 인상과 비교해도 술값은 가파르게 올랐어요

수도권에 여러 매장을 운영 중인 한 고깃집 체인점의 삼겹살 가격은

2016년 1만3000원에서 지금은 1만6000~1만9000원으로 23~46% 올랐지요

평양냉면은 33%, 설렁탕은 10%, 떡볶이는 50% 올랐어요

 

물론 업소용 소주 가격이 마트에서 파는 일반소주와는

구입 가격에 차이가 있다해도 병당 1300~1400원 선이지요

이 가격에 구입하여 5000~6000원에 판다는 것은 폭리에 가깝지요

그러자 상인들은 “인건비와 임차료, 재료비 같은 비용이 대거 인상됐다”

“이를 모두 음식 가격에 얹을 수 없으니 술값에도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요

식당의 주력 메뉴 가격이 비싸지면 손님 자체가 줄 수 있으니

술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어요

 

이런 탓에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 어쩔 수 없이 술값 동결을 결정한

주류 업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지요

소비자 체감 물가가 상승한 건 주류 출고가가 아닌 식당·주점 판매가가

올랐기 때문이고, 정부가 4월부터 맥주 주세(酒稅)를 올리면서

가격 동결을 요구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이에 주류 업계에서는 “일반 식당과 주점에서 주류 판매 가격을

출고가의 3배 안팎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요

실제로 판매가는 원가의 3배 수준이 적절하다는 요식업계의 관행에 따라

소주 출고가가 800원 수준이던 2000년대 중·후반엔

식당들이 보통 2000~3000원에 소주를 팔았고,

출고가가 1000원 수준이던 2010년대에 3000~4000원을 받았어요

이를 감안하면 출고가가 1200원 내외인 지금, 인건비·임차료 같은

운영비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4000~5000원 수준이 적정 가격이라는 것이지요

한 마케팅 전문가는 “이미 집에서 술을 먹는 홈술 트렌드가 퍼진 상태에서

식당 주류 가격이 비합리적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

외식 음주 수요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어요

 

사실 요즘은 음주운전으로 인해 술은 안먹고 음식만 먹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럼 음식점은 손해보는 장사가 되나요?

술은 써비스로 생각하고 적정가격만 받으면 되는데

술에서 폭리를 취하려 하니 부작용이 나는 거지요

이제는 소주값이 비싸면 등을 돌리는 시대가 왔어요

 

 

 

 

'감동글 여운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배사의 유래와 요령★  (0) 2023.03.11
제주여행과 일본여행  (0) 2023.03.10
독립문과 3.1독립운동  (1) 2023.03.07
최장수 프로 장학퀴즈 50년  (1) 2023.03.03
엄마라는 직업  (1) 2023.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