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들녁과 허수아비 ♡
가을이 익어가면 들녁엔 황금파도가 출렁이게 되지요
이때쯤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것이 정겨운 허수아비 였는데
세월이 흘러 지금은 볼수없는 아련한 추억속의 장면 이지만
허수아비는 가을이면 생각나는 우리들의 영원한 친구 이지요
학교갔다가 집에 올때면 집앞 논밭에서 제일 먼저 반겨주던 허수아비 ...
언제 어느때고 변함없는 모습으로 그 자리를 지켜주던 허수아비 ...
참새가 친구하며 조롱해도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허수아비 ...
허수아비를 사전적 의미로 찾아보면
"새나 짐승으로부터 받는 농작물의 피해를 막기 위하여
막대기와 짚 등으로 사람의 형상을 만들고 헌 삿갓·모자 등을 씌워서 만든 물건"
이라고 쓰여 있어요
허수아비는 벼이삭이 나와 수확할때 까지 새떼들이 날아와 벼이삭을 쪼아먹으므로
그 피해를 막기 위하여 농가에서 짚을 묶어 사람 형상을 만들어
옷을 입히고 모자를 씌워 논밭의 중앙이나 논밭가에 세웠지요
그런데 그 허수아비의 어원은 "허수와 아비"의 합성어라 하지요
허수는 거짓이란 뜻으로 "헛으로" 라는 우리말이 있고
한자로는 가짜로 지킨다는 뜻의 허수(虛守)가 있어요
또 "아비" 라는 말은 "홀아비", "장물아비" 처럼 아버지라는 뜻이 되지요
다시말해 허수아비는 "가짜로 지키는 아버지"라는 뜻이 되는 거지요
그런데 이 허수아비에는 슬픈 전설이 남아 있어요
옛날 어느마을에 마음씨 착한 "허수"라는 아이가 있었지요
허수는 불쌍하게도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홀 아버지 밑에서 살았어요
그런데 어느날 아버지가 마음씨 나쁜 새엄마를 얻어 왔어요
못된 새엄마는 착한 허수를 못살게 굴어 결국 허수를 쫏아 내고 말았지요
집에서 쫏겨난 허수는 못된 새엄마를 피해 멀리 타향으로 머슴살이를 떠났어요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는 한마디 말도없이 집을나간
착한 허수를 찾아 전국을 돌며 이곳 저곳을 찾아 헤메었어요
그러다 보니 먹을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입을것도 제대로 입을수 없는
피골이 상접한 남루한 거지꼴이 되고 말았지요
그래도 불쌍한 아들을 찾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허수를 찾아 헤메였는데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고 드디어 허수가 있다는곳을 알게 되었어요
허수 아비는 산을넘고 물을건너 한걸음에 달려 갔어요
마침 허수는 황금물결이 출렁이는 논에서 일을 하고 있었지요
일을 하고 있는 허수를 바라본 아버지는 너무도 반갑고 기쁜 나머지
"내 아들 허수야 ~" "내 아들 허수야 ~"를 외치다 그만 기절 하고 말았어요
허수는 달려와 기절한 아버지를 끌어 앉고 어쩔줄을 몰라 했어요
결국 아버지는 허수의 손을 꼭 잡고 숨을 거두고 말았지요
허수는 숨을 거둔 아버지의 시신을 끌어 앉고 날이 저물도록 목놓아 울었어요
이때 곡식을 쪼아 먹으러 온 참새들이 죽은 허수아버지의 정성에 감동하여
논밭으로 날아들지 않고 모두다 다른곳으로 날아 갔다 하네요
그 뒤부터 새를 쫓으려는 농부들은 여기저기 논밭에 허수아버지를 만들어
세웠다고 하는데 정말 슬픈 전설이 아닐수 없어요
새들의 마음까지 감동시킨 허수아버지의 지극한 자식사랑은
우리들의 마음을 초연하게 하고 있지요
어찌보면 허수아비처럼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지극한 정성도 있지만
그만큼 옛날 새들까지도 순수하고 착했는지도 몰라요
어쨋든 허수 아버지는 "허수아비"로 줄여서 부르게 되었고
허수아비는 새떼로 부터 들녁의 곡식들을 지키기위해
사람 모양처럼 만들어 놓은것을 말함이지요
그치만 요즘은 시골 어딜가도 허수아비를 보기가 힘들어 졌어요
어쩌면 허수아비가 사라지듯
우리의 순수하고 착한 마음도 사라져 가고 있는지도 몰라요
가을이면 우리를 어김없이 반겨주던 허수아비 !!
학교갔다가 집에 올때면 집앞 논밭에서 제일 먼저 반겨주던 허수아비 ...
언제 어느때고 변함없는 모습으로 그 자리를 지켜주던 허수아비 ...
참새가 친구하며 조롱해도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허수아비 ...
그래서 허수아비는 우리들의 영원한 친구 였지요
이제는 볼수없는 아련한 추억속의 허수아비!!
언제나 동심으로 돌아갈수 있는 유일한 허수아비 였는데 ...
가을이 깊어지니 온산하가 황금물결로 출렁이고 있어요
아름다운 이 가을 들녁에 허수아비처럼
모두가 거짖없는 순수한 마음들이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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