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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일등

써~니 2022. 5. 29. 11:25

빈자일등(貧者一燈) ◑

 

해마다 사월초파일(음4월8일) 석가 탄신일이 오면

많은 사람들이 연등(燃燈)을 달지요

그런데 연등은 연꽃 모양이 많아 연꽃을 가리키는 '련'(蓮)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은 불을 붙이거나 태운다는 '연'(燃)자를 써서 연등(燃燈)이라 하지요

그러니까 연등은 “등을 밝힌다”는 의미이지요

불교에서 등을 밝히는 것은 다양한 의미가 있어요

빛이 깜깜한 어둠을 몰아내듯이 지혜의 불을 밝혀 번뇌와 무명의 어둠에서 벗어난다는

의미가 가장 일반적인 해석인 것이지요

불경인 『현우경』 빈녀난타품(貧女難陀品)에 보면

빈자일등(貧者一燈)이란 내용이 전해지고 있어요

 

당시 사위성에 난타(難陀)라는 가난한 여인이 살고 있었지요

얼마나 가난했던지 걸인으로 지내던 여인이었어요

그런데 사위성에 부처님이 오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난한 여인도 무엇인가 하고 싶었지요

그는 하루 종일 구걸을 했지만 돈은 동전 한잎 뿐이었지요

당시 인도는 등불이 귀하던 시절이었어요

성자들이 오면 어두운 밤에 등불을 밝히는 것을 큰 복으로 여겼기 때문에

부자나 서민이나 앞을 다투어 등불을 밝히던 문화였지요

 

난타 역시 부처님 앞에 등불을 밝히고 싶었어요

동전 한잎으로 불을 켤 기름을 사러 기름집에 가니

주인이 코웃음을 칠 뿐 박대를 하였지요

결국 기르던 머리를 잘라 팔아서 기름을 구입하여 부처님 처소로 찾아갔어요

화려한 등들 속에 가난한 여인의 등불도 밝혀졌지요

그런데 새벽이 되자 다른 등불은 다 꺼졌으나 이 여인의 등불만은 켜져 있었고

이를 지켜본 부처님의 부르심을 받았어요

이 여인의 소원을 들으신 부처님은 비구니로 출가를 허락하였지요

걸인이 수행자로 바뀌는 복을 받은 것이지요

 

그후 빈자일등(貧者一燈)이란 말이 생겨났는데

이는 '가진 것이 부족한 사람이 베푸는 선행이 더욱 값지다'라는 뜻으로

'물질의 많고 적음보다 정성이 더 중요하다'라는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어요

 

다시말해

부처님께서 오시자 왕과 귀족들이 크고 화려한 등을 바쳤지요

가난한 여인도 등을 밝히고 싶었어요

그러나 돈이 없었지요

온종일 굶으며 구걸을 해 작고 소박한 등 하나를 겨우 밝혔어요

밤이 깊어지자 화려했던 등들이 하나둘 꺼졌지요

그러나 작은 등 하나가 꺼지지 않고 끝까지 어두운 밤을 밝혔어요

제자들이 끄려하자 부처님께서 만류했지요

비록 가난하고 작은 등이지만 그 여인의 지극한 정성이 깃들어 있기에

결코 꺼지지 않는 것이라고 일깨웠어요

부자들의 화려한 등보다 가난한 이들의 정성 깃든 등 하나가

훨씬 소중함을 일깨우는 가르침이지요

세상이 아무리 메마르고 강퍅하다 할지라도
마음과 같은 정성으로 서로 보듬고 체온을 나누고 살아간다면
아무리 희망이 보이지 않는 사바세계라 할지라도
‘언젠가’라는 희망을 가져 볼수 있지 않을까요?

 

등(燈)이란 어둠을 밝히는 도구이지요

등이 없으면 어두운 밤길을 걸어가야 하지요

결과는 어떨까요?

넘어지고 다치고 고통 속에 길을 잃고 방황할수도 있어요

당연히 빛을 밝히는 등불이 있어야 삶이 무난하고 무탈하지 않을까요?

그 등불은 어디에 밝혀야 할까요?

그것은 마땅히 마음으로부터 밝혀야 하지요

그래야 인생이 밝아지기 때문이지요

 

사밧티에 살던 가난한 노파 난타가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올렸던 빈약한 등불 하나가

꺼지지 않고 온 밤을 밝혔다는 이야기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이야기지요

그래서 해마다 부처님 오신날이 되면 절집이나 사찰에서 이 이야기를 전해주며

불자들에게 부처님 전에 등공양을 올리도록 권선하고

많은 이들이 등공양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지요


부자나 가난한 자나 정성스러운 등불이 세상을 바꾸고

자신을 바꾸는 계기를 가져다 줄수있다는 빈자일등(貧者一燈)

이번 초파일 석가탄신일에도

지혜의 등, 복덕의 등을 밝혀서 가정과 사회 그리고 국가에

자비와 공덕이 넘쳐나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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