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와 땡중
고려말의 탁발스님 선탄은 문장에 능숙하고 익살스러웠지요.
그런 까닭에 세상에 이름이 널리 알려지긴 했으나
계율을 지키지 않고 떠돌이 생활을 하는 땡중이었어요.
이 땡중이 어느 날 암자에서 홀로 해탈을 꿈꾸며 정진을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이웃동네에 사는 젊은 과부가
남편이 죽은 지 3년이 되었다고 천도제(薦度祭)를
지내러 소복차림으로 찾아 왔어요.
평소 많은 한량들과 염문을 뿌린다는
바람난 과부 였지.
이게 왠 떡이냐 !!
땡중은 기쁘기 한량 없었지요.
하루종일 신성한 법당에서 지방을 붙이고
분향을 하고 지극정성으로 예불을 하며
천도제를 지내다 보니 날이 저물었지요.
할 수 없이 과부는 산사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어요.
이윽고 휘엉청 달이 밝은 산사에도
고적함이 밀려 왔지요.
평소 여성 편력이 많은 땡중이
물오른 과부를 그냥 둘리 없었지요.
암자 옆 숙소에 묵고 있는 과부를 찾아가
수작을 걸었어요.
"보살님! 주무시는지요?"
"아직이온데 어쩐 일이신지요 스님? ..."
"밤이 고적한데 심심하니 이야기나 나누려고요"
"그러시군요 ~ 어서 들어 오시지요"
과부는 다른 날 같았으면 벌써 누구 품엔가 안겨
운우지락을 즐겼을 좋은 밤이었지만
때가 때이고 날이 날인지라 끓어 오르는
욕정을 꾹꾹 억누르고 있던 참에
비록 까까머리 중이지만 건장한
체구에 훤한 외모가 맘에 들었지요.
또 한편으로는 속세를 떠난 중과의
운우지락을 생각하니 야릇한 흥분이 오기도 했어요.
선탄스님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과부의 향기가
성욕을 자극하였지만 애써 꾹꾹 참으며
산전수전 다 겪은 바람난 과부임을 아는지라
이런 저런 이야기로 운(運)을 떠 봤어요.
휘엉청 밝은 달에 어울리면서도
이상 야릇한 시 한수를 들려주자
과부는 화답하듯 호호 웃으며 말하였지요.
“스님은 여자를 다룰 줄도 아시나봐요?”
선탄은 '옳다 됐구나!! 걸려 들었구나' 하면서
당연하다는 듯 점잖게 대답했지요.
“허허 물론이지요~ 다만 하지 않을 뿐이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요.
옛날 부처님의 큰 제자인 아난도
마등이라는 여자와 통정을 한 적이 있지요”
과부가 재미있다는 듯 요염한 눈빛을 보내며 말하였어요.
“그럼 스님께서도 음사의 환락(歡樂)을
아신다는 말씀인가요?”
이에 스님은 노골적으로 대답했지요.
“선가에는 극락세계(極樂世界)가 있지요.
여자의 치마를 벗긴뒤 엉덩이 아래 깊은 골짜기
물오른 음호를 관통하면 극락의 세계가
그 가운데 있는 것이지요.
이것이 소위 말하는 극락세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지요?”
이 말을 들은 과부는 차츰 마음이 동하여
군침을 삼키기 시작 했어요.
바람난 남녀가 깊은산 암자에 단둘이 있다는 것과
작은 방안에 바람끼 많은 남녀가 단둘이 있으니
사단(事端)이 날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호호 ~스님은 까까머리 중이신데 아는것도 많으시네요”
그러자 선탄이 곧바로 응수를 했어요.
“보살님은 어찌하여 소승의 윗머리만 알고
아랫머리는 모르시는지요?
여기에 이르자 과부는 몸을 비비꼬기 시작 했어요.
"호호 그래요? 스님의 아랫머리는 어떻게 생겼을까요? 호호"
"허허 그러시면 소승이 아랫머리를 보여 드리리다"
그러면서 슬며시 다가가 과부의 개미같은 허리를 끌어 앉자
"호호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그 맛이 어떨런지
궁굼하네요 호호" 하면서 다리를 벌리고
드러눕자 “그럼 보살님이 원하시는
그 신비한 맛부터 느껴 보시지요 "
하면서 속곳을 벗기고 옥문 앞에 당당하게 도달하여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지요. 물오른 두 연늠이
산사가 떠나가라 운우의 극치를 느끼며
앞치락 뒤치락 끝과 끝의 경계를 넘나들다
스님의 배위에 올라타 요분질을 치던 과부가 말하였어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스님이 나를 속였군요.
이토록 사람을 죽게 만드니 어찌 스님으로서 할 일이란 말인가요?"
"허허 그런가요? 이또한 자비를 베푸는
선도의 길이 아닐런지요?"
하면서 더욱 깊게 파고드니
무아지경(無我之境)이 따로 없었지요.
아무튼 천지개벽을 하듯 요란하게 통정을 끝내고
슴가쁜 과부가 평온을 찾았을 때 선탄스님이 태연하게 말하였지요.
“불법이란 참으로 신통한 바가 있어
인도환생(人道還生)케 하는지라 사람을 죽게도 할 수있고
다시 살게도 할 수있는 것이지요.
나무관세음 보살 ..."
이리하여 한밤을 꼬박 새우고
그다음 날까지 운우지락을 즐겼다 하네요.
南無觀世音菩薩
쌀쌀한 가을날. 우리님들, 건강조심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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