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담, 야설, 고전

오줌 소리로 안다 (知溺聲論)

써~니 2023. 1. 28. 17:03

오줌 소리로 안다

(知溺聲論)

 .

한 시골에 노파가 있었는데,

늦게 둔 딸이 하나 있었다.

이 딸이 자라서

시집갈 나이가 되었지만,

가정 형편도 어렵고

마땅한 자리도 나서지 않아

아직 못 가고 있었다.

 

 

하루는 딸이 노파를 불러서 말했다.

"어머니참 이상한 일이 있답니다.

좀 부끄럽기도 하고..."

"얘야무엇을 가지고 그러느냐?

 .

속히 이야기해 보려무나."

노파는 딸이

무엇인가 숨기는 것 같아

다가앉으며 물었다.

 .

그러자 딸은

약간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어머니,

그러니까 오줌을 누는데요,

얼마 전까지는

그 소리가

'골골골골하고 났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변해서

'활활활활하고 난답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그러자 노파는 갑자기 놀라면서

눈을 부릅뜨고

말소리를 높여 꾸짖는 것이었다.

 .

"너 그게 정말이냐?

바른대로 말해야 한다.

너 어떤 남자와 어미 몰래

잠자리를 함께 했었지?

날 속이지는 못하느니라."

 .

이에 딸은

손뼉을 치고 감탄을 하면서

크게 웃었다.

"난 어머니가 그렇게

무당 같은 줄은 몰랐어요.

어찌 그렇게 잘 알아맞히지요.

 

 

정말 용하십니다."

이와 같이 딸은

요즘 어떤 총각과

깊은 사랑에 빠져

속살을 맞댔던 그 관계를

어머니가 금방

알아내는 데 대해

무당 같다고

감탄을 하는 것이었다.

 .

그러나 사실은 노파도

옛날에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상기시켜

이야기한 것이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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