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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 케이블카 41년의 의미

써~니 2023. 3. 14. 11:25

 

◐ 오색 케이블카 41년의 의미 

설악산국립공원 내 ‘오색(五色) 케이블카’ 사업이 41년 만에 추진되게 되었어요

마지막 관문인 ‘환경영향평가’에서 환경부가 지난달 27일 ‘조건부 동의’ 결론을 내렸지요

공사 전 환경적 악영향을 최소화할 여러 과제가 주어지긴 했지만

달성하기 어렵지는 않아서 환경부가 사실상 ‘동의’ 의견을 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요

 

케이블카 설치는 찬반 논리가 서로 팽팽했지요

하지만 결과는 ‘설치 또는 무산’ 둘 중 하나뿐이라 마치 승자 독식 게임처럼 흘러갔어요

그러다 보니 진 쪽에선 결과를 수긍하기 어렵지요

수십 년간 환경 보전을 기치로 케이블카 사업을 저지해온 환경 단체 등 반대 측은

이번 결정을 두고 ‘정치적 허가’라며 반발하는 이유이지요

 

그러나 승자 독식 룰로만 케이블카 논란을 바라보면

반세기 가까웠던 논쟁이 너무 허무해지지요

숙의(熟議)가 아니라 정쟁(政爭)에 긴 시간을 허비한 셈으로 여겨지기 때문이지요

이번 오색 케이블카 허가는 ‘개발’과 ‘보존’이라는 상충하는 가치를

정부, 지자체, 시민사회가 41년간 치열하게 조율한 결과로 보는것이 옳아요

그래야만 승자독식이라는 허울을 벗어 날수 있지요

 

1982년부터 2014년까지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과 무산을 반복한 건

‘법정 보호종 산양(山羊) 서식지 침범’ 등 환경 단체의 문제 제기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역설적으로 2015년 양양군이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조건부 승인’을 얻어낼 수 있었던 것 역시 환경 단체 덕분이었어요

이들이 제기한 우려를 보완하면 사업을 해도 좋다는 근거가 됐기 때문이지요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서 보완, 재보완을 요구하는 사이 8년이란 시간이 더 흘렀어요

환경부는 이번에야 비로소

“양양군이 환경 영향 저감 방안을 제시했다”며 사업을 허가했지요

이제는 개발과 보존 사이의 ‘접점’이 만들어졌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이것이 "천성산 도룡뇽 파문"과는 다른 것이지요

 

‘정치적 허가’라는 주장은 필연 ‘정치적 불허(不許)’도 가능하단 뜻을 내포하고 있어요

허지만 이런 주장은 동의하기 어렵지요

정치권 입김만으로 합리적 근거 없이 사업이 좌지우지됐다면

오히려 결론은 일찍 났을 것이지요

이런 시도는 2019년에 있었어요

환경부가 양양군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 보완서를 보고 돌연 ‘부동의’ 결정을 내렸지요

사업이 엎어질 뻔했지만 양양군은 행정심판을 제기해 이겼어요

아무리 정치적 결정이 내려져도 법과 제도를 초월할 수 없다는 사실이 증명됐지요

 

오색 케이블카 사업은 난개발식 속도전이 아닌

‘사업지 일대 동식물 보호 조치 강화’ 등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장기간 진행됐어요

환경 가치 수호를 위해 노력한 시민사회, 중도에 포기하지 않은 지자체,

양측 주장을 조율해온 환경부 모두 제 역할을 다 했다고 볼수 있지요

그 결과, 산 오르기 힘든 사람들도 해발 1604m ‘끝청’에서

설악산 절경을 즐기고, 낙후한 지역 경제도 살릴 수 있게 됐어요

이제는 다툼을 끝내고 41년 논쟁의 결실을 함께 누렸으면 좋겠어요

 

 

▲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예정지.

▲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회원들이 지난 1월26일 설악산국립공원 한계령 휴게소에서

오색 케이블카 백지화를 위한 순례를 진행했어요

 

▲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가 최근 조건부 동의로 통과된 것과 관련해

2일 강원도청 앞에는 이를 환영하는 현수막들이 빼곡하게 걸려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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