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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비와 머슴의 차이 ◑

써~니 2021. 12. 1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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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비와 머슴의 차이 ◑

 

우리의 역사속에는 노비와 머슴이란 것이 있었어요

노비는 왕권시대때 존재했던 최하층 신분의 하나로 보통 '종(從)이라 불렀는데

노(奴)는 남자종, 비(婢)는 여자종을 말함이지요

 

노비(奴婢)와 비슷한 말로 노예(奴隸)라는 말도 있는데

단지 주인에 대해 종속관계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노비와 노예는 큰 차이점이 있지요

한마디로 노비는 약간의 인권과 자유가 있지만 노예는 인권과 자유가 없는 착취 그 자체 이지요

 

그들은 주인에게 온갖 횡포를 당하고 설사 죽임을 당하더라도

가만히 있을수 밖에 없는 짐승같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 노예이지요

예를 들어 대표적인 노예는 서양의 흑인노예들이지요

 

그러나 조선시대 노비들은 그렇지는 않았지요

조선시대 노비는 크게 관노비(官奴婢)와 사노비(私奴婢)로 나누고

사노비는 다시 솔노비(率奴婢)와 외거노비(外居奴婢)로 나뉘지요

우리가 TV사극을 볼때 항상 등장하는 노비는 주인과 함께 살며 집안일을 거드는 솔노비인데

실제로는 솔노비 보다는 외거노비가 더 많았다고 하지요

 

주인입장에서 보면 노비를 수십명씩 먹이고 입히며 사는것은 꽤나 부담이 되었고

노비입장에서는 밤에도 자유를 억압당하는 경우가 있어 외거노비를 많이 선택하였다 하네요

 

특히 조선시대초에는 토지의 경작을 위해 '작개(作介)'라는 풍습이 있었는데

작개는 지주가 노비들에게 전답을 나누어 주고 그들로 하여금 자기 책임하에

경작케하는 방법으로 여러 지역에서 행해졌던 경작 방식이었지요

그러니까 지주는 자신의 사유지를 노비로 하여금 경작시켰으며

이 땅에서 나는 수확물의 일부를 노비가 갖도록 하였지요

그러므로 조선의 노비는 재산을 축적할수 있었고

관아에서는 이들 외거노비에 대한 호구 조사를 벌여 조세를 부과하기도 하였어요

그러므로 노비는 주인에게 착취를 당하더라도 일에 대한 댓가를 받을수 있었고

주인은 함부로 노비를 죽이지 못하였지요

 

미국은 남북전쟁이 끝나고 링컨 대통령이 노예를 해방 시켰지만

우리나라는 갑오경장(甲午更張) 이후 사회 정치 모든것을 개혁 하면서

그 당시 노비들의 신분도 바뀌기 시작 했지요

이때부터 노비들도 성씨를 만들었으며 돈있는 노비들은 양반족보를 사서

양반행세까지 하였지요

 

그렇게 사회적 변혁이 오고 시대가 바뀌자

노비대신 생겨난것이 "머슴"이지요

양반가 대지주들은 노비가 없어지자 일을 시킬려면 "머슴"을 고용해야 했어요

1년동안 일을 하여주는 '1년지기 머슴'과

바쁜 농번기에만 일을 하여주는 '계절치기 머슴'이 생겨났는데

보통은 지주집에서 1년동안 기거 하면서 일을 하여주는 1년지기 머슴이 많았지요

그렇지만 머슴은 종이 아니었어요

지금으로 말하면 일종의 계약직 직장인으로 봐야 하지요

머슴은 집에서 음력 설을 쉬고 대보름전에 지주집으로 머슴을 살러 갔어요

그리고 12월22일 동지팥죽을 먹으면 세경(품삯)을 받아 집으로 돌아 왔지요

 

머슴에게는 일년간 품삯을 한꺼번에 주는데 그걸 '세경'이라 하지요

머슴은 일을 잘하면 상머슴

어중간 하면 중머슴

10대들이 밥만 얻어 먹고 잔일이나 하는 꼬마둥이 머슴이 있었는데

60년대 초만 하드라도 일을 잘하는 상머슴의 1년 세경이 쌀12가마 였다고 하지요

당시 9급공무원의 한달 월급이 쌀 1가마 였으니

먹고 자는것을 합치면 공무원보다 더 많은 세경을 받았어요

 

그런데 재미있는 일은

과부집 머슴은 세경이 그리 높지 않아도 너도나도 갈려고 인기가 높았는데

한번 과부집에 뽑힌 머슴은 몇년씩 그 집에서만 머슴을 살았다고 하네요

세경을 많이 안 주는데도 인기가 높은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그러다 보니 일 잘하는 머슴은 인기가 좋았는데

"일꾼살이 간다"는 말보다는 "머슴살이 간다"고 말했지만

"과부집 머슴"은 "과부집 일꾼"으로 호칭도 순하게 불렀지요

아마도 주야로 일을 잘하면 호칭이 변화 되었나봐요

 

어찌되었든 머슴이란 말은 순수한 우리말이긴 하지만

조선시대 때는 "고공(雇工)"이라 부르기도 했어요

 

이들 머슴들은 갑오경장 이전만 하드라도 성씨없는 노비들이었는데

이들도 성씨를 만들고 남의 족보를 통채로 사서 양반이 되기도 하였으며

아니면 돈을 주고 남의 족보에 끼어넣기를 하기도 하였지요

그러니까 몰락한 양반집에 돈을 주면 슬그머니 족보에 끼워넣어 준 것이지요

그것을 우리말로 '부치기'라 하였어요

그래서 지금도 시골에 가면 어느집은 아전집안이고 어느집은 백정집안 등등이

지역사회에 아직까지도 남아 있기도 하지요

그러나 21세기 현대에 사는 요즘 누가 그런것을 따져 무엇하겠어요?

그저 열심히 노력하여 남부럽지 않게 살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지요

 

결론적으로 노비들의 대다수는 평생동안 피땀흘려 노력해도

그 댓가를 받을수 없었지만

머슴은 우리나라 최초의 연봉 계약직으로서 노동에 대한 댓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노비와는 확연히 다른점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