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담, 야설, 고전

야담=여관 주인 부부와 손님

써~니 2021. 8. 18. 10:57

 

야담=여관 주인 부부와 손님

 

제주도에 사는 어떤 어부가
많은 돈을 가지고 서울에 와서 여관에

 

투숙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여관 주인 부부는

원래 성품이 간악 한지라
간계를 써서

어부가 가진 돈을 빼앗고자 하여,
그의 처에게 일러

나그네가
깊이 잠든 틈을 이용해서

살짝
나그네가 자고 있는 방으로 들어가

곁에 눕도록 했다.



남자 주인은
나그네가 잠이 깰 때를 기다렸다가

짐짓 노발대발하며
큰 소리로,

"너는 남의 아내를 유인하여
객실로 끌어다가 간통을 했으니,

세상에
이런 사악한 나그네가 어디에 있는가!"

하며 관가에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한편,

자기 처를 때리니
그의 처가 울며 불며,

"저자가 꾀어 방으로 끌고가
강제로 겁간(劫姦)을 하였소"

라고 말 하였다.



나그네는 깊은 밤에

생각지도 않았던
봉변을 당하게 된 셈이니,

입이 있어도 말을 못하고
어찌할 바를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그러나 누가 나그네를 위해
결백을 변명하여 줄 것이며

누가 나그네를 위해
증인으로 나서 줄 수 있겠는가!



드디어 주인 남자가
나그네를 관가에

고소하겠다고 나서는데

그때 어떤 사내가 나타나
나그네에게 말 하기를.

"관가에 고소를 당하게 되면
돈을 잃고도 망신을 당하게 되니

지금 곧 돈으로써 사과하고
서로 화해하는 것이 어떻소?"

하였는데 이는 필시
주인 남자가 시킨 대로 하는 말이었다.



나그네는
억울하기 그지 없었지만

돈을 내 놓고
사과를 하는 일도

마음에 내키지 않아서
그대로 방치하고 가만히 있었더니

마침내 아침나절에
관가로부터 소환을 당하게 되었다.

나그네는 사또 앞에서
변명 할 말이 없던 중



문득 생각 나는 것이 있어,

"방사(房事)를 한 양물(陽物)에
때(垢)가 끼어 있을 수 있겠사옵니까?"

하고 묻자 사또가,
"어찌 때가 묻어있을 수가 있겠는고?

절대로 때는 묻어 있지 않다"
하고 대답 하였다.



이에 힘을 얻은 나그네가,

"그렇다면
저의 양물을 검사하여 주옵소서."

하고 자신의 양경(陽莖)을
꺼내어 보이는데

사또가 자세히 보니
때가 잔뜩 끼어 있고

고약한 냄새까지 났다.

이로써
나그네가 무고(無辜)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또가 여관 주인

부부를 문초하니
나그네가 가진 돈을 탐내어
무고(誣告)를 한

것이라는 자백을 하게 되었다.

 

그후 그나그네를

서울에서는 본사람이 없다고 하더이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