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담, 야설, 고전

새가 울면 추워요 (此鳥鳴時甚寒)

써~니 2022. 12. 17. 17:53

새가 울면 추워요 (此鳥鳴時甚寒)

 

시골의 어떤 부부가 잠자리를 가까이 할 때에는

언제나 어린 아들을 발치에서 자게 하였다.

어느날 밤 부부가 즐거움을 나누는데

굴신(屈身)이 심해지자

발치에 자고 있던 어린 아들이 이불에서 밀려났다.

이튿날 아침,

아들이 아버지에게

"간밤에 이불속에서 진흙밟는 소리가 나던데

그게 무슨 소린가요?" 하고 묻자,

아버지는

"아마 진흙새 소리(泥鳥聲)였겠지"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아들이

"그 새는 언제 우는가요?" 하고 물었다.

이에 아버지가

"때를 정해놓고 울지는 않는단다" 라고 말하자

아들이

"그 새가 울면 전 추워요"

하고 콧등을 찡그렸다.

그러자 아버지는 그러한 아들이 측은하게 생각되어

한참 쓰다듬어 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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