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담, 야설, 고전

매일 밤 내 앞 머리빡을

써~니 2023. 2. 2. 13:00

황소머리를 문지르다

 


어느날 박서방이 암소를 끌고 접을 붙이려고

황소를 찾아 이웃 마을 강 첨지네로 갓다.
그러나 황소는 암소를 본체 만체 상대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강첨지가 "미안하지만 오늘은 안 되겠는데,

이놈도 한 달 동안 계속 그 짓만 해 대니 맥이

 풀린 모양이야."에 박 서방이 "하루 품을

메고 암소를 끌고 왔는 데 무슨 수가 없을까?"
"옳지 참, 동네 노인들한테 들은 얘긴 데

소가 피로했을 때는 뿔과 뿔 사이를 비벼서
문지르면 정력이 생긴다던 데

 한번 시험해 보면 어떻겠나?"
이말에 황소 임자는 큼직한 쇠솔로

 황소의 양 미간을 쓸어 주었다.
그러자 황소가 정력이 솟아나서

 암소가 씨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박서방은 흐뭇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갔다.

그 다음 달에 박 서방은 또 다른 암소를 끌고 가서
"여보게 강첨지, 이번에도 황소가 피로해

한다면 어서 쇠솔을 가져오게나." 하자
"응 그건 알고 있네, 그런데 이걸 좀 보게"
하면서 강 첨지가 자신의 머리를 내 보였다.
강첨지의 머리는 앞머리가 몽땅

 빠져서 대머리가 되어 있었다.
"요전에 자네가 다녀간 뒤로 내 마누라가

그것을 보고 매일 밤 내 앞 머리빡을 어찌나
문질렀는지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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