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상과부로 수절하던 ‘박실댁’ 어느 날 매파가 찾아오는데… 박실댁은 시집가서 한해도 지나기 전에 덜컥 신랑이 죽어 눈물로 삼년을 보냈다. 또 한숨으로 삼년을 보내고 허벅지를 바늘로 찌르며 삼년을 보내도 망할 놈의 세월은 굼벵이 귀신을 덮어 썼는지 제 나이 이제야 스물여덟살밖에 되지 않았다. 친정도 양반집이요, 시집도 뼈대 있는 대갓집이라 재혼이란 생각도 못할 처지였다. 더군다나 시아버지가 고을 원님을 구워삶아 육년 전 단옷날 박실댁에게 효부상을 내리고 은비녀와 함께 은장도를 상품으로 안겨버렸다. 박실댁이 시집은 꿈도 꾸지 못하게 족쇄를 채워버린 셈이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 시어머니가 이승을 하직하자 이듬해 시아버지도 시어머니를 따라가 정신없이 삼년상을 치르고 나니 박실댁은 텅 빈 기와집에 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