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 60

열일곱살 순덕이

열일곱살 순덕이 전세(戰勢) 역전 줄줄이 이어진 동생들 업고 안고, 점심 새참 함지박 머리에 이고 종종걸음으로 밭으로 논으로 발발 쏘다녀도 힘들다는 소리 한마디 하지 않던 열일곱살 순덕이가 마침내 시집을 가게 되었다. 순덕 어미는 그렇게도 딸을 부려 먹은 게 안쓰러운지 딸 머리를 땋아 주며 말했다. “그 집은 식구도 단출하다니 네가 땀 흘릴 일은 별로 없을 거다. 발 뻗고 실컷 잠도 자고.하지만 시집이라고 갔더니 제 어미 말하고는 달랐다. 신랑과 시어머니뿐인 줄 알았는데 시집갔다던 시누이가 딸 하나를 데리고 친정살이를 하고 있었다. 시어미와 시누이는 손끝 하나 까딱하지 않고 큰 일, 작은 일 닥치는 대로 순덕이를 부려 먹었다“ 아 메밀묵이 먹고 싶구나. 광에 가서 메밀 한됫박만 퍼내 와 절구질해라“ 올케..

젊음은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

젊음은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 젊음은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 젊음은 두 번 다시 오지 아니하며 세월은 그대를 기다려주지 아니한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 자고이래(自古以來)로 모은 재물을 지니고 저승까지 간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삼계의 윤회하는 고통 바다의 대죄인은 보잘 것 없는 이 몸뚱이 다만 먹고 입는 세상사에 항상 분주하여 구원을 찾지 않네 일체 세간사 모든 애착을 놓으라. 세상일 즐거워 한가롭더니 고운 얼굴 남 몰래 주름 잡혔네 서산에 해 지기를 기다리느냐 인생이 꿈같음을 깨달았느냐 하룻밤 꿈 하나로 어찌 하늘에 이르리요 몸이 있다하지만 그것은 오래지 않아 허물어지고 정신이 떠나 모두 흙으로 돌아가리니 잠깐 머무는 것 무엇을 탐하랴 오늘은 오직 한 번뿐이요 다시는 오지 않으리니 우리 ..

감동글 여운글 2022.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