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총각 둘이서 친하게 지냈는 데 한 친구가 어쩐 일인지 늘 다 죽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야, 나 기운 없어 죽겠다." "젊은 녀석이 만나기만 하면 그런 소리나 해대고, 안됐다. 대체 왜 그래?""너도 내 입장이 되어 봐라. 너야 부모님 밑에서 잘 먹고 지내지만 나야 어디 그러냐? 아버지 어머니 다 돌아가시고 형수 밑에서 얻어먹는데." "형수가 굶기기라도 해?" "굶기기야 하겠냐? 밥을 준다는 게 맨 날 눌은밥이야. 이젠 누룽지만 보면 신물이 난다." 그 말을 들은 친구는 가만히 생각하더니 좋은 꾀를 하나 궁리해 냈다. "너 걱정하지 마라. 좋은 수가 있다." "어떻게 하는 데?" "아무 생각말고 내일 아침 내가 갈 테니까 미리 변소에 가서 쭈그리고 앉아 있기나 해라. 그리고 내가 묻는 말에 시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