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사공 아내와 뱃삯 청포나룻가에 단 두집이 살고 있었다. 뱃사공으로 한평생을 보낸 장노인과 농사짓는 허서방 내외는 한가족처럼 지냈다. 지난 어느 봄 날, 장노인이 고뿔을 심하게 앓아 허서방이 농사일을 제쳐 두고 장노인 대신 노를 저어 길손들을 도강시켰다. 그날 저녁, 허서방이 하루 수입을 장노인에게 갖다 줬더니 장노인은 허서방을 머리맡에 앉혔다. 장노인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나는 이제 목숨이 다했네.” “어르신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빨리 쾌차하셔야지요.” “자네가 내 배를 계속 저어 주게나. 그리고 부엌 아궁이를 파 보게.” 장노인은 그날 밤 이승을 하직했다. 노인의 부탁도 있는데다 강 건너는 길손들을 외면할 수 없어 허서방은 날마다 노를 저었다. 하루는 노를 젓다가 문득 장노인의 말이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