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담, 야설, 고전 285

마름은 지주를 대신해 소작농을 관리하는 사람

마름 대체 마름이 뭐기에 모두가 평안감사라도 내팽개치고 마름을 하겠다는 건가. 마름은 지주를 대신해 소작농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그 자리가 뭐 그리 대수인가? 모르는 소리. 몇 마지기 논이나 밭뙈기에 매달려 사는 소작농에게 마름은 저승사자보다도 더 무서운 존재다. 벼가 누렇게 익기 시작하면 마름의 끗발은 하늘을 찌른다. 마름은 두루마기 자락을 펄럭이며 들판을 돌아다니면서 “이 논은 나락 한 섬 세 가마.” “저 논은 나락 두 섬.” 하고서 소작료를 매기는 것이다. 뒤에서 졸졸 따라오던 소작농은 마름의 두루마기 자락을 잡고 눈물바람을 하며 사정한다. “아이고 나리~, 이 논에서 한 섬 세 가마를 바치면 저희 식구들은 겨울을 못 넘기고 모두 굶어 죽습니다요. 살려주십시오~.” 논마다 이런 실랑이가 벌어지지 ..

남산골 점집

땅거미가 스멀스멀, 남산골 골목에 내려앉았다. 갓을 눌러쓴 건장한 선비 한 사람이 이리저리 골목을 돌아 어느 대문 앞에 다다랐다. 기둥 위에 늘어진 노끈을 당기자 짤랑짤랑 집안에서 방울 소리가 났다. 대문 기둥에 걸린 ‘占(점)’이라는 글자가 박힌 초롱이 바람에 흔들렸다. 선비를 맞이한 사람은 박가분 냄새가 퍼지는 젊은 여인인데, 엉덩이 윤곽이 드러나게 허리끈을 바짝 내려 매고 분홍색 치마를 곱게 차려입은 모습이 색기를 내뿜는다. 허불도사가 좌정하고 있는 사랑방으로 들어간 선비가 그와 마주보고 앉았다. 흰 수염이 성성한 허불도사가 “임자, 마숙차 한 잔 내오시오.” 하고 외치자 소반에 차를 들고 들어오는 사람이 바로 색기 넘치는 그 여인이다. 가운데 앉아 차를 따르고 은장도로 어란을 얇게 자르며 선비를 ..

운우지정. (雲雨之情)

운우지정. (雲雨之情) 조선시대 때 대학자를 말 한다면 누구나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를 말 할 것이다. 두 성현의 면면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일화가 많다. 퇴계는 30대 중반에 아내와 사별한 뒤 몇 해가 흐른 뒤 까지도 혼자 지내고 있었다. ​어느 날 제자가 인사차 찾아 왔다가 불쑥 하는 말이 ​“사모님이 돌아 가신지도 몇 해가 지났으니 이제 스승님께오서도 새 마님을 들이셔야 될텐데 걱정 입니다.” ​“허허 ~ 글쎄.. 자네가 참한 규수 하나 구해주면 내 새장가를 들지. 허허허... ” ​퇴계는 웃으며 농담처럼 말했다. ​ “정말이십니까? 스승님 진정 제가 중매를 하오리까?” ​제자는 뜻 밖의 대답에 조금 놀라며 되물었습니다. ​ "허허, 그렇다니까? 말로만 그러지 말고 어디 참한 규수가 있으면 중매를 서..

❤? 소금 장수 이야기 ?❤

❤? 소금 장수 이야기 ?❤ 옛날 전라도 전주 땅에"길례"라는 이름을 가진 어여쁜 아가씨가 가난한 소금장수 집에서 태어나 살아가고 있었는데,미모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길례"의 미모가 얼마나 대단 했는가 하면.. 동구밖에 서 있는 천하 대장군 장승이, 나들이 나선 그녀의 작태에 홀려 곁눈질을 치다가,짝쿵인 지하 여 장군에게 혼 지겁을 당했을 정도였답니다. 일찍이 영국의 정치가, "체스터 필드"가 여인의 아름다움은 남성의 기지와 마찬가지로, 소유자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했습니다 길례"의 미모가 여기 저기서 한창 소문이 날때, 노칠세라, 동네 명문가 부잣집 아들이 반해서 인연을 맺으려고 온갖 애를 썻지만... 그 인연은 맺어지기가 순탄 하지를 않았습니다. "길례"의 아버지는 백정에다 천하의 상것으로 취급받는 소..

전설=꽃봉오리처럼 피어오른 젖가슴에

◈전설=꽃봉오리처럼 피어오른 젖가슴에◈ 민들레꽃 옛날 어느 마을에 귀엽고 예뿐 외동딸을 둔 부자가 살았습니다 하지만 웬일인지 귀염둥이 외동딸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수심에 찬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창 꽃봉오리처럼 피어오른 젖가슴에 오래 전부터 빨간 종양이 고통을 안겨 주 었기 때문입니다 그때만 해도 남녀가 얼굴을 마주칠 수 없는 시절이라 남에게 꽃봉오리를 내놓고 보일 수 없어 가슴앓이를 해야만했습니다 이를 보다못한 몸종이 이 사실을 주인에게 알렸지만 주인은 엉뚱하게도 남의 남자 를 사모해서 그런 것이라며 의심만 더했습니다 어쩌다 얼굴을 마주치는 날이면 부정한 자식이라며 외면해 버렸습니다 억울함을 가눌 길 없던 외동딸은 마침내 자살을 결심을 하고 강물로 뛰어들었습니 다 하지만 생명을 거두는 것은 내 마음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