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솥뚜껑에 손을 녹이던 어린 남매 만두 하나가 없어진 것을 알고 가게주인 순덕, 뒤쫓아 가는데… 성 밖 인왕산 자락엔 세칸 초가들이 다닥다닥 붙어 가난에 찌든 사람들이 목숨을 이어간다. 이 빈촌 어귀엔 길갓집 툇마루 앞에 찜솥을 걸어놓고 만두를 쪄서 파는 조그만 가게가 있다. 쪄낸 만두는 솥뚜껑 위에 얹어둔다. 만두소를 만들고 만두피를 빚고 손님에게 만두를 파는 일을 혼자서 다 하는 만두가게 주인은 순덕 아지매다. 입동이 지나자 날씨가 싸늘해졌다.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어린 남매가 보따리를 들고 만두가게 앞을 지나다 추위에 곱은 손을 솥뚜껑에 붙여 녹이고 가곤 한다. 어느 날 순덕 아지매가 부엌에서 만두소와 피를 장만해 나왔더니 어린 남매는 떠나고 없고, 얼핏 기억에 솥뚜껑 위의 만두 하나가 없어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