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없이 외가에서 자란 유일문 아버지가 살아있다는 외할머니 유언에 봉화 춘양 땅 만석봉 바위굴로 갔는데… 젊은 나이에 예문관에 들어가 왕의 총애를 받던 유일문이 어느 날 슬픈 전갈을 받았다. 한평생 자신을 키우는 데 갖은 정성을 바친 외할머니가 중풍으로 쓰러졌다는 것. 왕의 윤허를 받아 곧장 말을 타고 강원도 영월로 향했다. 자꾸 눈물이 흘러 산천이 물속에 잠긴 듯 어른거렸다. 어려서부터 외가에서 자란 유일문은 부모에 대한 기억이 어렴풋하다. 서당에 들어가 을 배울 무렵, 부모님이 사무치게 그리워 외할머니에게 진실을 알려 달라고 울면서 매달렸다. 얼굴을 치마폭에 묻고 한참을 우신 외할머니는 “네가 세살 때 엄마는 열병에 걸려 죽고, 아버지는 집을 나가 이때껏 소식조차 없다”고 대답했다. 섧게섧게 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