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터 주막집을 운영하는 주모 동네를 돌며 외상값을 받는데… 류 진사네 사주단자를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던 방 첨지에게 나루터 주막집 주모가 찾아왔다. 혹시 무슨 소식이라도 들고 왔나 싶어 사랑방으로 들라 했더니 한다는 말씀 좀 보소. “첨지 어른, 혼사 준비에 바쁘시죠?” 분을 덕지덕지 발랐지만 징그럽게 웃는 얼굴이 주름투성이다. “어흠, 어흠. 무슨 소식이라도 있는가? 얼른 말하고 가보게!” 주모가 눈을 아래로 깔면서 “쇤네, 한 많은 이 고을, 춘양을 떠나려고 합니다요.” “알았네, 잘 가게.” 별것이 와서 별소리를 한다는 듯 방 첨지는 곰방대에 불을 붙이며 눈알을 굴렸다. “첨지 어른께서 외상값을 정리해주셔야겠습니다.” “내가 자네한테 무슨 외상을 달아놨나?” 주모가 치마 속에서 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