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배서리에 몹시 화가난 오생원 송사해도 안되자 팻말을 세우는데… 오 생원이 하루에도 몇번씩 얼굴을 마주하는 한동네 사는 세사람을 발고(發告), 사또 앞에서 송사가 벌어졌다. 그들의 죄목은 서당 다니는 자식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개구쟁이들이 밤에 오 생원의 배 과수원에 들어가 서리를 하다가 잡힌 탓이다. 애들은 종아리가 찢어지도록 회초리 타작을 당했고, 그 부모들은 배값으로 열닷냥씩 내라는 소송이었다. 사또가 오 생원에게 물었다. “밤에 과수원에 들어온 학동들을 잡았을 때 그 녀석들이 배를 몇개씩 땄는고?” 오 생원이 “어흠 어흠” 헛기침을 하더니 대답했다. “그때는 한개밖에 안 땄지만 그간 수없이 도둑맞은 게 모두 그들 짓이라 유추할 수밖에 없습니다요.” 사또가 한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