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집에 이사온 대장장이 ‘곽꺽정’ 연장 팔려고 나간 비내리던 밤 말 못하는 마누라만 있는 집에… 마을 변두리, 냇가 산자락에 외딴 빈집으로 젊은 대장장이 신랑 각시가 이사를 왔다. 빈 외양간에 풀무를 앉히고 대장일을 시작하더니, 장날이 되자 장터 구석에 칼이며 호미를 펼쳐 좌판을 벌였다. 그때 왈패 세녀석이 자릿세를 받으려다 시비가 붙었다. 구경꾼들이 빙 둘러 모여들었는데 일은 싱겁게 끝났다. ‘후다닥 퍽퍽-’ 순식간에 왈패 세놈이 질퍽한 장터 바닥에 여덟 팔자로 뻗어버린 것이다. 이 일로 대장장이 곽가는 ‘곽꺽정’으로 불리며 저잣거리에서 일약 영웅이 되었다. 그는 이따금 주막에 들러 대폿잔을 기울였는데, 다른 장사꾼이 모여들어 합석해도 그저 껄껄 웃기만 할 뿐 신상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