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살림에 동네일까지 잘해 마을의 보물덩어리인 몽촌댁, 바위에서 떨어져 정신을 잃는데… 몽촌댁은 동네의 보물덩어리다. 시부모 살아생전에는 얼마나 잘 모셨는지 단옷날 고을 원님으로부터 효부상으로 비단 세필을 받기도 했다. 또 동네일이라면 집안 살림을 접어두고라도 앞장섰다. 핏줄도 아닌데 혼자 사는 할머니가 딱하다며 죽을 쒀 나르고 가마솥에 물을 한솥 데워 목욕시키는 것은 다반사다. 동네로 들어오는 외나무다리가 흔들린다고 남편과 둘이서 온종일 말뚝을 박는가 하면, 남의 집 길흉사엔 새벽부터 밤늦도록 제집 큰일처럼 척척 일을 처리했다. 아니라 일 잘하면 박색이라는데, 몽촌댁은 채홍사가 봤다면 궁궐로 이끌려 갈 만큼 천하일색이었다. 남편 박 서방도 마음씨가 무던한데다 육척 장신에 어깨가 떡 벌어지고 허우대..